우리 사회의 기계화가 진행될수록 앞으로 반복적이거나 힘들거나 혹은 복잡한 계산을 요구하는 일은 컴퓨터가 할 것이라는 예측은 어느 정도 사실이 되는 듯합니다.
짧은 시간에 휴대폰이 얼마나 발전했는지를 생각하면 미래 사회가 우리가 지금 살고 있는 사회의 모습과 아주 다른 모습일 것이라는 예측은 그리 어렵지 않을 거예요.
지난 글에서 미래의 일자리 전망에 대해 이야기한 바 있지만, 꼭 일자리 때문이 아니더라도 미래에는 지금보다 컴퓨터와 컴퓨터를 작동시키는 법에 대해 더 많이 알아야 할 것입니다.
얼마 전 tvN에서 방영되고 있는 한 프로그램에서 B사의 CTO와 CBO가 등장해서 다음과 같은 말을 했습니다.
우리가, 혹은 우리 아이들이 앞으로 어떤 것을 배워야 할지, 코딩을 배운다면 어떻게 배워야 할지 느낌이 오시나요?
코딩이 단순히 외워야 하는 법칙인 것은 아닙니다.
수학에도 역사적 발견이라 말할 수 있는 몇 가지 공식들이 있지만, 우주의 비밀과 음악, 우리 생활을 편리하게 만들어 주는 수많은 도구를 만드는 데 사용되었듯 코딩 역시 컴퓨터를 움직이는 공식으로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무엇을 어떻게 만들어 낼 것인지,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되어야 합니다.
미국의 교육심리학자 제롬 브루너(Jerome Bruner)에 따르면 언어의 개념이나 범주를 이해하는 것만으로는 바람직한 언어 학습 결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합니다. 몇 가지 규칙에 따라 이미 누군가가 정해 놓은 문제 해결 과정을 그대로 따라 하기만 하는 것은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지요. 아이들이 스스로 규칙과 문제 해결 과정을 만들어 내고, 배운 것을 다른 상황에도 적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2013년, 스크래치의 설계자 미첼 레스닉과 투자자인 데이비드 시겔은 스크래치 재단 창설을 앞두고 코딩에 접근하는 방식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코딩은 기술적 스킬을 한데 모아놓은 것이 아니라 새로운 리터러시이자 자신을 표현하는 새로운 방식입니다. 코딩을 배우는 것은 일반적인 글쓰기 방법을 배우는 것처럼 우리 모두에게 매우 가치 있는 일입니다. 코딩은 자신의 아이디어를 구성하고, 표현하며, 공유하는 새로운 방식입니다.
대체로 교사들은 코딩을 처음 접하는 학생들에게 캐릭터가 장애물을 피해 이동하여 모교를 달성하는 프로그램을 만들라고 합니다. 이러한 활동은 초보 학생들이 코딩에 대한 기본 개념을 배우는 데에는 도움이 될 수 있으나, 학생들 스스로가 창의적으로 표현하고 지속적으로 코딩하며 학습하도록 이끌어주지는 못합니다. 이러한 활동은 작문 수업에서 학생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쓸 기회가 없이 문법이나 구두법만을 배우는 것과 같습니다. -레스닉&시겔
(마리나 유머시 저, 곽소아·장윤재 역, <코딩 플레이그라운드> 발췌, 미디어숲)
하고자 하는 동기가 뚜렷한 학생들에게는 기초적인 규칙을 배우는 것만으로도 충분할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는 정해진 문제 상황에서 정해진 해답을 찾아내는 것은 코딩을 창의적으로 학습하고 그를 통해 자신이 원하는 바를 표현하기 어렵습니다.
이제 코딩이 정규 교육 과정에 편입되어 모든 아이들이 배워야 하는 대상입니다. 집에서 부모님이, 혹은 학교에서 선생님이 아이들에게 코딩을 어떻게 가르쳐야 할지도 앞으로 더 많이 논의되어야 하지 않을까요?
마르시스에서는 2019년 1월까지 대시와 닷, 큐를 이용하여 '원더리그'라는 글로벌 코딩 사고력 대회를 개최하고 있습니다. 주어진 테마와 문제 안에서 학생들이 직접 창의적인 해결 방법을 생각하고 실행하면서 그 과정에서 실패하기도 하고 오류를 수정해 나가기도 하는 대회입니다. 원더리그를 통해 코딩에 직접 부딪혀 보는 것도 좋은 선택이 될 것입니다.